아시아 북 어워드
올해를 빛낸 아시아의 책
전쟁·식민지 지배와 아카이브즈 (전2권)
일본, 안도 마사히토, 도쿄대학출판회
선정 이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구 일본식민지나 점령지에서는, 방대한 수의 아카이브즈(관공서나 기업의 기록, 민간의 역사문서 등)나 문화유산이, 20세기의 전쟁에 의해 소실되었다. 이 책은 전쟁에 의해 사라진 아카이브즈의 실태를 상세히 분석함으로써, 기억이나 증거의 삭제가 미치는 심각한 영향에 대해 논하고 있다.
2007년에 런던대학에 저자가 제출한 박사논문 『제2차세계대전 전후 아시아의 일본식민지 및 점령지에서의 기록과 아카이브즈의 취급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그 후의 연구를 추가하여 대폭적으로 가필・수정한 저자의 집대성이다.
제1권 제1부에서는 아카이브즈를 둘러싼 국제법이나 국제관례의 발전, 전시하의 외교문서 취급, 상하이토지기록사건 등을 사례로 하여 전쟁와 아카이브즈의 국제관계에 대해 논하였다. 제2부에서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하에서 이루어진 구 정권기록이나 지역자료의 조사・수집활동, 만주국 구기 정리처나 조선총독부의 사례를 통해 ‘식민지 아카이브즈 정책’의 실태를 분석하였다.
제2권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부터 일본의 패전 시기를 대상으로 한다. 제1부에서는 중일전쟁 및 아시아태평양전쟁 하의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점령지에서, 일본군이 구 정권의 기록이나 현지 민간자료를 어떻게 활용하였는가에 대해 ‘점령지 아카이브즈 정책’으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제2부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말기부터 일본 패전 후에 걸쳐, 연합국 측의 ‘아카이브즈 정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합국 측이 일본의 패전 후, 아카이브즈의 압수 작전을 어떻게 준비・실시했던가를 다룬다.
이상의 분석을 거쳐 종장에서는, 아카이브즈는 역사인식이나 인권,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기도 하지만, 기록의 상실은 역사문제나 인권침해의 온상이 된다고 하고, 일본과 아시아 근린 국가들과의 역사인식의 갼극은 기록의 결여가 그 배경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카이브즈학은, 기록의 선별・보존・공개의 이론과 실천을 담당하는 학문 분야이고, 아카이브즈사 연구는 최근에 발전하여, 전쟁이나 식민지 지배 하에서의 기록의 운명이나, 국제적인 반환요구도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 상황을 개척하는 역할을 한 것이 저자이며, 이 책은 그 성과이다. 전쟁이나 민족분쟁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대 세계 안에서, 기록보존의 증거성이나 설명 책임, 사회적 정의의 실현에도 불가결하다. 그를 위해서는 국경을 초월한 아키비스트나 역사연구자의 협력과 네트워크 구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출판사 소개
도쿄대학출판회(東京大学出版会, University of Tokyo Press)
도쿄대학출판회는, 1951년 3월, 도쿄대학 총장이었던 난바라 시게루(南原繁) 선생의 발의로 설립되었으며, 일본의 국립대학에 최초로 설립된 대학출판부이다. 이 출판회는 ‘대학에서의 연구와 그 성과의 발표를 조성함과 동시에, 일반서・학술서를 널리 출간함으로써 학문의 보급, 학술의 진흥을 도모하는’(설립취지서) 것을 목적으로 출판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저자 소개
안도 마사히토(安藤正人, Masahito Ando)
국문학연구자료관 명예교수. 1951년생. 도쿄대학 문학부 졸업. 도쿄대학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석사과정 수료. 런던대학 유니버시티 칼리지 대학원 아카이브즈학 석사과정 수료. 런던대학 박사학위(Ph.D) 취득(아카이브즈학). 국문학연구자료관 아카이브즈연구계 교수, 가쿠슈인(學習院)대학 대학원 인문과학연구과 아카이브즈학 전공 교수를 역임. 전공은 아카이브즈학 이론, 아카이브즈사, 일본 근세・근현대 기록 사료론. 저서는 『기록사료학과 현대―아카이브즈의 과학을 지향하며』(吉川弘文館, 1988), 『아시아의 아카이브즈와 일본―기록을 지키고 기억을 전한다』(岩田書院, 2009) 등이 있다.